
<프로젝트 헤일메리>라는 과학 소설로 시작된 독서 가지치기는 심채경 박사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로 이어졌다. 소설과 에세이를 거쳐, 이제는 ‘진짜 과학’을 다시 마주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내 수준은 어디까지나 ‘무늬만 과학덕후’. 그래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가벼운 과학책이 필요했다.
운전 중 자주 듣는 침착맨 유튜브에서 익숙한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그의 책이라면 어렵지 않게 과학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전에 읽었던 <궤도의 과학 허세>의 좋은 기억 덕분에 이번에는 <과학이 필요한 시간>을 선택하게 됐다.
책 정보
제목 : 과학이 필요한 시간
지은이 : 궤도
장르 : 과학 교양서
출판사 : 동아시아
페이지 : 256P
일상에 스며든 과학, 어렵지 않다
과학에 관심을 갖고 여러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바로 “과학은 어디에나 있다”는 것.
궤도의 <과학이 필요한 시간>은 이 말을 가장 현실적으로 체감하게 해주는 책이다. 전작 <궤도의 과학 허세>보다 한층 더 일상적인 사례에 집중해,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풀어낸다.
어려운 이론을 설명하기보다, 사건과 현상을 “왜 그렇게 되는지” 이해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특히 인공지능(AI)에 대한 설명이 인상 깊었다.
인류는 AI의 빠른 발전을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한 궤도의 답은 다음과 같다.
“인간의 노력으로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미리 알고 싶다는 욕망 때문”
이 문장을 읽으며, 과학은 결국 인간의 욕망과 목적에 따라 방향이 결정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 어디에나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동기는 인간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위한 창조주의 교만함이 아니다. 인간이 하지 못하는 것, 인간보다 잘하는 것을 계속 찾아내는 일은 결국 인간을 위한 것이다. (P.32)
과학 초보도 이해되는 쉬운 설명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해하기 쉬운 비유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답게 궤도는 어려운 이론을 드라마와 영화로 풀어낸다.
알츠하이머 → 드라마 <눈이 부시게>
양자역학 → 영화 <서유기> (“사랑의 유통기한 1만 년”)
상대성 이론 →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엔트로피 →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블랙홀 생성 과정을 출근길 지옥철에 비유한 설명이었다. 글로만 읽었는데도 장면이 그려질 만큼 직관적으로 이해됐다.
과학적 배경지식이 부족해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마무리 | 과학은 나에게 ‘명상’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물리 시험에서 40점 만점에 8점을 맞던 내가, 이제는 과학책을 찾아 읽고 있다니 조금은 신기하다.
과학을 알게 될수록, 내가 현실에서 고민하던 문제들이 얼마나 작은지 깨닫게 된다. 치아씨드보다도 작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비록 수박 겉핥기 수준일지라도, 나에게 과학은 명상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과학이 필요한 시간>을 읽는 동안은 불필요한 걱정이 사라졌다. 책이 주는 위로를 다시 한번 느낀 시간이었다.
좋게 생각하자. 그래봐야 광활한 우주가 살아온,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긴 역사에 비하면 인류는 찰나를 살뿐이다. 애써서 몇 년을 늘려봐야 마찬가지다. 수명을 늘리는 데 집중하느라 늘어난 수명만큼의 시간을 쉽게 지나쳐 버릴지도 모른다. 결국 죽지 않고 오래 사는 최대의 삶보다 더 중요한 건, 살아 있는 동안 후회 없는 최선의 삶이 아닐까. (P.96)
알아두면 쓸데있는 과학 지식 모음집 <궤도의 과학 허세> - 궤도
목차 1부 인간은 가지 않은 길을 궁금해하지 술이 당신을 마시는 이야기 - 알코올의 과학 심해에서 온천여행을 즐겨보자 - 심해의 과학 처음 만나는 블랙홀 - 블랙홀의 과학 과거의 당신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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