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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주절 한스푼 - 책/소설

[리뷰] 강하고 아름다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 김슬기 소설, 어른을 위한 힐링 도서 추천

by joojul1spoon 2026. 1. 27.

출처 : 밀리의 서재

 

‘보이지 않는 질서’라는 책을 읽으며 책 혐오증이 생기려 했다.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건지, 그만의 논리에 홀리려 했던 건지 혼란스러웠다. 머리를 정화할 기분 좋은 글이 필요했다. 그때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소설을 발견했다. 제12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이 책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임을 확신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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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정보

  • 제목: 강하고 아름다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 저자: 김슬기
  • 장르: 국내 소설
  • 출판사: 클레이하우스
  • 페이지: 367페이지

죽으려던 ‘강하고’를 납치한 근육질 할머니 저승사자

책 제목처럼 주인공의 이름은 ‘강하고’다. 부모라는 그늘 없이 힘겹게 자란 그녀는 삶에 미련이 없다. 철거되는 빌라와 함께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려 한다.

 

"이보다 나이가 들어 더 가난해지고 병이 든 채로 삶의 남은 시간들을 꾸역꾸역 집어삼키며 버티듯 살고 싶지 않았다. 그게 얼마나 추한 것인지, 나는 지긋지긋할 정도로 가까이에서 기대 이상으로 오랜 시간을 지켜봐 왔기에." (P.18)

 

죽음이 눈앞에 다가온 순간, 3인조 할머니가 나타나 그녀를 납치한다. 저승사자라 생각했지만 눈을 뜬 곳은 ‘구절초리’라는 마을이다. 지도에도 표기되지 않고, 나이가 들수록 건강한 근육이 붙는 할머니들이 사는 마을. 그곳은 그녀를 낳아준 엄마 김명희의 생전 주거지역이었다.

엄마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는 강하고지만, 구절초리 어르신들과의 삶을 통해 자신을 버리고 간 엄마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은 이제 ‘죽음’보다 ‘삶’으로 옮겨간다.


어른의 마음 회복을 위한 구절초리 특급 처방

최근 발표된 소설이라 문체와 내용 모두 친근하다. 읽는 내내 거리감이 없었다. 특히 강하고의 친구 정아가 SNS를 통해 효소 공구를 진행하다 문제가 생기는 장면은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작가는 무겁지 않게 유머를 유지하면서도 독자를 위로하는 매력적인 문장을 선보인다. 특히 복자 어르신의 ‘달달한 조언’은 인생의 쓴맛을 견디며 사는 요즘 사람들에게 특효약처럼 다가온다.

"내가 오래 살아보니까, 입에 쓴 게 약이라거나 쓴 게 제일 맛있다는 헛소리를 지껄인 놈들은 죄다 스트레스로 일찍 갔어. 맛없는 걸 먹으니, 인생이 살맛 날 턱이 있나. ... 인생이 달아야지. 혀뿌리가 아릴 정도로 달아야지. 한 번밖에 안 사는 인생인데, 매일매일 최고로 달콤해야지!" (P.161)

 


나만의 ‘구절초리’ 찾기

책의 첫 문장을 읽을 땐 나도 주인공 강하고와 같은 마음이었다. 당장 세상이 끝나도 아쉬울 것 없는 텅 빈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180도 바뀌어 갑자기 인생이 반짝거리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만의 ‘구절초리’와 같은 안식처를 만들어 두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오직 나만을 위한 회복의 안식처. 그런 장소에 대한 희망이 생겼다.

"좋은 사람들 곁에서 지내다가 따뜻한 작별 인사를 받으면서 떠나는 인생, 그게 하고 싶어 졌어요. 단것도 내일로 미루지 않고, 때때로 미운 사람 어퍼컷도 시원하게 날리면서. 아름답고 멋지고 강한 그런 할머니가 될 때까지 살고 싶어요." (P.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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