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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주절 한스푼 - 책/소설

‘악’에 대한 고찰인가 동경인가? : 종의 기원 - 정유정

by joojul1spoon 2026. 2. 19.

출처 : 밀리의 서재

 

정유정 작가의 작품은 <7년의 밤> 이후 오랜만에 읽었다. 정유정 작가만의 특유의 어두움을 스스럼없이 묘사하는 문체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면서도 계속 읽게 하는 매력이 있다. 제5회 세계문학상,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 등 수상이력이 많은 작가의 작품은 안 읽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 책 정보

  • 제목 : 종의 기원
  • 저자 : 정유정
  • 장르 : 국내소설 / 미스터리 스릴러
  • 출판사 : 은행나무
  • 총 페이지 수 : 384페이지

사이코 패스 최상위 포식자의 사고방식 엿보기

“유진이는 포식자야.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최고 레벨에 속하는 프레데터.” (P.266)

 

이야기는 살해당한 엄마의 시신을 보는 주인공 한유진의 시각으로 시작된다. 책을 읽기 시작한 초반에는 독자와 한유진이 함께 제한된 상황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엄마는 왜 살해당했을까? 안전해야 할 공간인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하지만 한유진이라는 인물에 대한 정보가 책 후반부로 갈수록 짙게 묘사되면서 그 궁금증은 서서히 풀린다. 특히, 사이코 패스 중에서도 최상위 포식자인 한유진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그가 먹잇감을 보는 시각을 섬뜩하게 표현된 문장들이 인상에 남는다.

 

오뎅 손에서 금반지를 빼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별 망설임 없이 답을 달았다. 손가락을 자른다. (P.192)
나는 겁먹은 것에 끌렸다. (P.194)

 

내가 칼을 쥔 게 아니라 칼이 내 손을 거머쥐고 여자 안으로 끌어당기는 느낌이었다. 저항이 용납되지 않는 무지막지한 장력이었다. (P.210)

 

살인이라는 행위는 ‘악’함이 아니라 그저 본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 일반적이지 않은 사고방식을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깔끔하게 표현한 문장들이라 읽으면서 등골이 오싹했다. 그리고 의문이 들었다. 작가가 평소에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표현할 수 없는 문장들이라 생각하니 더 무서웠다.


‘악‘에 대한 동경인가?

책을 읽고 작가의 의도에 의문이 더 커졌다. ’ 악‘에 대한 고찰인지 동경인지 혼란스러웠다. 성선설이나 성악설을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작가는 성악설에 더 무게를 두고 글을 쓴 건 아닐지 추측했다.

그리고 인간이 악하다면 그 밑바닥이 어디까지인지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좀 더 의심해 보자면 ’ 악‘에 대한 동경으로 보일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한유진의 승리(?)로 끝난 결말을 읽고 그런 생각이 더 강해졌다. 작가가 진정으로 표현하고 싶은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물음표만 더 커진 채로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유진의 심장을 뛰게 하려면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무엇일지 몰라 겁이 난다. (P.257)

마무리하며

주인공 한유진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몰입도는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읽는 동안 밤고구마를 물 없이 먹은 듯이 행동하는 주변 인물들 때문에 이야기의 큰 전환이 일어나지 않아 박진감은 없었다. 무엇보다 사이코패스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는 결말은 마음 한구석 불편함마저 느끼게 한다.

기대보다 못했던 정유정 작가의 작품. 당분간은 같은 작가의 작품은 읽지 않을 예정이다.

 

 

 

진부하지만 지루하지 않다. <7년의 밤> - 정유정

결론적으로 너무도 진부한 전개와 결말반전을 노리지 않겠다는 점이 작가의 의도라면 성공이다. 장편소설임에도 글 초반부터 결말을 알려주고 시작한다는 기운이 강하게 드는 책이었다.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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