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자이 오사무의 삶을 담은 자전적 소설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인간 실격』은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고전으로, 인간 존재의 불안과 자기부정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 다자이 오사무는 평범한 삶과는 거리가 먼 길을 걸었다. 처음 책을 집어 들었을 때,
우울한 표지와 무거운 분위기 때문에 읽을까 망설였지만, 고전이 주는 묵직한 울림을 기대하며 도전했다.
책 정보
- 제목 : 인간 실격
- 저자 : 다자이 오사무
- 장르 : 일본 장편소설
- 출판사 : 올리버
- 분량 : 144페이지
광대 같은 연기와 파멸의 시작
주인공 오바 요조는 어린 시절부터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는 스스로를 “실격한 인간”이라 부르며, 인간으로서의 자격조차 없다고 자책한다.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은 오직 ‘광대 같은 연기’뿐이었고, 이를 꿰뚫어 본 다케이치와 호키리와는 오히려 가까워진다. 총명함으로 중학교를 마치기도 전에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예술 학도 호키리 마사오와 어울리며 담배, 매춘, 전당포, 좌익 사상 등 파멸적인 세계에 빠져든다. 술과 담배, 매춘은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잠시 잊게 해주는 수단이 되었고, 그는 그것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내던져도 좋다고 믿었다. 이 자기부정의 악순환은 결국 그의 몰락을 앞당긴다.
술, 담배, 매춘부, 그건 몽땅 인간에 대한 무섬증을 한때라도 잊을 수 있는 퍽 좋은 수단이라는 사실을 마침내 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수단을 얻기 위해서라면 제가 가진 전부를 깡그리 처분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는 마음마저 품게 되었습니다. - 두 번째 수기 중(43p)
스물일곱에 멈춘 청춘의 끝
요조의 삶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유부녀와 동반자살을 시도하며 살인 방조죄를 뒤집어쓰는 사건으로 급격히 기울어진다. 그는 이를 계기로 운명이 “헤까닥” 바뀌었다고 표현하지만, 사실 그 전부터 이미 파국으로 치닫는 길을 걷고 있었다. 이후 요조는 “돈이 끊어지면 연이 끊어진다”는 말을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이지만, 생계나 책임보다 술값을 마련하는 데만 몰두한다. 결혼 후에도 변화를 거부한 채 자멸을 반복하다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시골에서 늙은 하녀와 함께 요양살이를 하는 처지로 전락한다.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그의 삶의 결말이 고작 스물일곱 살에 닥쳤다는 사실이다. 『인간 실격』은 짧지만 극단적으로 무너져가는 청춘의 기록을 통해, 인간 존재의 불안과 자기부정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마무리 - 고전이 주는 감정의 되새김질
책을 읽는 내내 요조의 선택은 답답하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 답답함 속에서 묘한 매력이 있었다. 예전에 읽었던 『스토너』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는데, 명작과 고전은 큰 사건이 없어도 읽는 동안의 감정을 곱씹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인간 실격』 역시 읽고 나서 상쾌한 카타르시스를 주진 않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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