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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주절 한스푼 - 책/소설

스릴러 소설 『소문』, 소문만 무성했던 이유

by joojul1spoon 2025. 9. 17.

출처 : 밀리의 서재

 

들어가며

스릴러 소설을 고를 때 가장 기대되는 건 단연 충격적인 반전이다. 오기와라 히로시의 장편소설 『소문』은 “마지막 네 글자가 소설 전체를 뒤집는다”는 입소문으로 화제를 모았다. SNS에서 떠도는 책 추천은 대체로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아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평소 좋아하는 방송인의 추천을 보고 ‘속는 셈 치고’ 집어 들었다.


책 정보

  • 제목: 소문
  • 작가: 오기와라 히로시
  • 장르: 일본 장편 스릴러 소설
  • 분량: 약 528페이지

줄거리 요약

소설은 한적한 공원에서 여자의 발목을 자르고 데려간다는 ‘레인맨 소문’으로 시작된다. 10대 여고생들 사이에서 퍼진 단순한 괴담은 곧 실제 사건으로 이어지고, 형사 고구레와 나지마가 사건을 맡게 된다.

조사 과정에서 그들은 뮈리엘이라는 향수 브랜드가 10대 여고생을 대상으로 한 입소문 마케팅(WOM, Word of Mouth)을 펼쳤음을 알게 된다. 사건의 근원에 광고 회사가 얽혀 있음을 파악하면서 이야기는 ‘소문’의 실체를 쫓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핵심 주제 – 소문은 어떻게 힘을 가지는가

『소문』은 제목처럼 소문 자체를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이다.

광고회사가 입소문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식, 정보의 확산이 어떻게 사람들의 행동을 지배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관동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이 유언비어와 연결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역사적 비극이 가볍게 소비되는 듯한 묘사에는 불편함이 남았다.

WOM(Word Of Mouth, 입소문)만으로도 회사를 망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사람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간토関東 대지진 때 한반도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희생당했던 이유도 누군가 퍼뜨린 유언비어 때문이었습니다.(P.24)

 

오늘날 SNS가 곧 ‘소문의 생산지’라는 점을 떠올리면, 소설이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허황되지 않다. 작은 말 한마디가 얼마나 파급력을 가지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읽으면서 느낀 아쉬움

분량은 500페이지가 넘지만, 정작 박진감 넘치는 전개는 부족하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소문’을 좇는 과정에 할애되며, 정작 결말은 너무 급하게 마무리된 느낌이다. 특히 기대했던 마지막 네 글자 반전은 허무함만 남겼다. 억지로 반전을 만들어낸 듯한 전개는 독자로 하여금 실망감을 크게 안긴다.

읽는 내내 “이제 곧 충격이 오겠지”라며 페이지를 넘겼지만, 끝내 다가오지 않은 클라이맥스는 이 책의 가장 큰 약점이었다. 작가가 독자에게 ‘허망함’을 의도했다면 성공했겠지만, 독서 후 만족감은 크게 떨어졌다.


총평

오기와라 히로시의 『소문』은 입소문 마케팅, 유언비어, 정보의 힘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지만, 스릴러 소설로서의 몰입감은 부족하다. 화려한 포장과 달리 실속 없는 ‘소문난 잔치’ 같은 책이었다.

  • 장점: 현대 사회에서 ‘소문’의 파급력을 잘 짚어낸 주제의식
  • 단점: 느슨한 전개, 허무한 결말, 기대 이하의 반전

결론적으로, 화제성에 비해 완성도는 아쉬운 작품. ‘소문’에 대한 사회학적 메시지를 원한다면 읽어볼 만하지만, 반전 스릴러의 짜릿함을 기대한다면 다른 작품을 찾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