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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주절 한스푼 - 책/소설

김애란 『안녕이라 그랬어』 솔직 리뷰 – 공감되는데 불편한 이유

by joojul1spoon 2026. 4. 14.

책태기가 올 때면 나는 보통 수상작이나 평점이 높은 작품을 찾는다. 개인 취향이 강한 작품보다는 대중적으로 검증된 책이 실패 확률이 낮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믿음이 완전히 깨졌다.

이전에 읽었던 김애란 작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 나와 맞지 않았음에도, 밀리의 서재 평점 4.6이라는 높은 점수와 꾸준한 추천에 이끌려 결국 『안녕이라 그랬어』를 집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또 한 번 같은 선택을 반복했다.


출처 : 밀리의 서재

📚 책 정보

  • 제목 : 안녕이라 그랬어
  • 지은이 : 김애란
  • 장르 : 한국 단편소설
  • 출판사 : 문학동네
  • 분량 : 317페이지

수록 작품 구성 (총 7편)

『안녕이라 그랬어』에는 총 7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 홈파티
  • 숲속 작은 집
  • 좋은 이웃
  • 이물감
  • 레몬 케이크
  • 안녕이라 그랬어
  • 빗방울처럼

보통 단편소설집은 표제작이 가장 인상적인 경우가 많다.

마치 앨범의 타이틀곡처럼 말이다.

그래서 나는 가장 기대되는 작품인 「안녕이라 그랬어」를 일부러 마지막에 읽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끝까지 읽고도 특별한 임팩트를 느끼지 못했다.


전반적인 감상 – 너무 ‘담백한’ 이야기들

단편소설집은 원래 자극적인 ‘마라맛’보다는

잔잔한 ‘잔치국수’ 같은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수준을 넘어

간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맹물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읽는 내내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내가 너무 얕게 읽은 걸까?”

하지만 책 말미에 실린 신형철 평론가의 해설을 읽으며 확신했다.

이건 단순한 이해의 문제가 아니라

취향의 문제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포인트 – ‘내가 보이는 순간들’

흥미롭게도, 이 책이 완전히 무의미했던 것은 아니다.

각각의 단편은 서로 연결되지 않지만

등장인물들의 모습 속에서 어느 순간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은 전혀 유쾌하지 않다.

오히려 불편하고, 찝찝하고, 들킨 기분이 든다.

작가가 의도한 장치였다면

나는 완벽하게 그 의도에 걸려든 셈이다.


인상적인 문장 (인용문)

금수저 남편인 지호를 바라보는 전전긍긍 흑수저
지호에게는 뭐랄까, 어려서부터 몸에 밴 귀족적 천진함이 있었다. 남으면 버리고, 없으면 사고, 늦으면 택시 타는 식으로 오래 살아온 사람이 가진 무심한 순진함이. - 숲속 작은 집 중 (P.57)

 

등 떠밀리듯 이사 가는 자가 미보유자의 서글픔
—매물 없지?
—매물은 있지. 돈이 없어 그렇지. - 좋은 이웃 중 (P.134)

 

SNS의 돋보기 버튼을 누르면 보이는 현실
마치 누군가 꾼 가장 좋은 꿈을 한데 모아둔 느낌 - 이물감 중 (P.147)

이런 분들께는 추천 / 비추천

✔ 추천

  • 현실적인 인간 심리를 섬세하게 읽고 싶은 분
  • 자극적 전개보다 관찰형 서사를 좋아하는 분
  • 김애란 작가 특유의 문체를 좋아하는 독자

❌ 비추천

  • 뚜렷한 스토리와 강한 서사를 기대하는 분
  • 감정 카타르시스를 원하는 독자
  • 빠르게 몰입되는 소설을 선호하는 분

마무리 – 기대하지 않았던 ‘나’를 마주하다

『안녕이라 그랬어』를 읽으며

큰 감동이나 카타르시스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일상에서 벗어나는 작은 환기를 원했을 뿐이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남은 것은 의외로

초라하고 불편한 ‘나’의 모습이었다.

굳이 소설 속 인물과 나를 동일시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어느 순간, 이미 이야기 속 인물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분명

기분 좋아지는 소설집은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민낯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찔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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