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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주절 한스푼 - 책/인문*에세이

생각을 믿지 않을 용기, 내려놓기의 시작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리뷰

by joojul1spoon 2025. 12. 8.

출처 : 밀리의 서재

 

자기 계발서는 잘 읽지 않지만,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이 쓴 자서전 형식의 에세이는 즐겨 읽는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제목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더군다나 저자가 ‘승려 생활’을 했던 인물이라는 점은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최근 저속노화, 마음 챙김, 멘털 케어가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는 만큼 내 마음을 어떻게 다룰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 책 정보

  • 제목 :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저자 :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 출판사 : 다산북스
  • 장르 : 에세이
  • 분량 : 483페이지

스물여섯 살 대기업 임원이 승려가 되기까지

저자는 재무 담당자로 일명 ‘탄탄대로’를 걷던 인물이었다. 스물여섯이라는 나이에 다국적 대기업 임원에 올랐으니 그야말로 성공가도를 달린 셈이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성공과 행복은 다르다.”

사회생활 속에서 행복을 찾지 못했고, 결국 내면의 소리에 따라 마음의 평온을 맞이하기 위해 태국으로 떠나 승려가 된다.


생각은 통제할 수 없지만 믿을지는 선택할 수 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감정과 생각을 다루는 방법이다.

명상을 통해 깨달은 마음의 흐름을 설명하는데, 이전에 들었던 법륜스님의 강연과 너무 비슷해 놀라웠다.

자신의 사고 과정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볼 줄 알게 되고 다른 사람들도 자기와 똑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우리를 갈라놓는 것보다 우리가 공유하는 것을 더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P.55)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감정을 ‘나와 동일시’ 하지 않고 조금 떨어져 바라보라는 조언.

생각이 떠오르는 것 자체는 통제할 수 없지만, 그 생각을 믿을지 말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 크게 와닿았다.


열린 손바닥이 주는 자유, 내려놓기의 첫걸음

책의 핵심 메시지는 제목 그대로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

이 단순한 문장을 받아들이면 자연스럽게 마음의 공간이 열린다.

저자는 주먹을 꽉 쥐는 삶이 아닌, 손바닥을 펴는 삶을 강조한다.

여러분이 손을 조금 덜 세게 쥐고 더 활짝 편 상태로 살 수 있길 바랍니다. 조금 덜 통제하고 더 신뢰하길 바랍니다. 뭐든 다 알아야 한다는 압박을 조금 덜 느끼고, 삶을 있는 그대로 더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P.168)

 

우리가 어쩔 수 없는 것까지 불안해하는 대신, 결국 모든 것이 순리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으며 사는 데 익숙해진다면 더 높은 차원의 자유와 지혜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미래를 통제하고 예견하려는 헛된 시도를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럴 용기가 있다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P.176)

 

내려놓기는 무책임함과는 다르다.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욕구에서 벗어나 자연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오히려 더 큰 지혜와 정신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루게릭 투병 속에서 준비한 마지막

저자는 루게릭 진단을 받고 투병하면서도 삶과 죽음을 담담히 바라본다.

삶이란 결국 ‘빌려온 육신에 잠시 머무는 정신’이라고 말하며, 죽음조차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우리 인간은 나무에 매달린 잎사귀와 같습니다. 대부분의 잎은 시들어 갈색으로 변할 때까지 버티지만, 일부는 여전히 파릇파릇한 초록빛일 때 떨어지지요. (P.255)

 

승려라는 저자의 삶이 눈길을 끌어 책을 펼쳤지만, 프롤로그부터 에필로그까지 마음에 남는 내용들로 가득했다.

특히 ‘마지막을 준비하는 마음’을 읽으며 나 자신의 마지막 순간도 곰곰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내가 빌려온 이 육신을 떠나는 날엔 약간의 피식거림이 있는 즐거운 장면이 됐으면 한다.

죽음 뒤에 사라질 그 모든 것을 내려놓거나 적어도 살짝만 쥐고 살아가세요.
영원히 남을 것은 우리의 업이지요.
세상을 살아가기에도, 떠나기에도 좋은 업보만을 남기길 바랍니다. -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