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민 배우의 에세이를 인상 깊게 읽은 이후, 그의 출판 프로젝트를 조용히 응원하고 있는 팬으로서 이번에도 그의 추천작을 찾아 읽게 되었다. 박정민 배우의 독서 취향이 나와 잘 맞는다고 느낀다.
그가 추천한 천선란 작가의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는 평소에도 관심 있던 작가의 작품이어서 더욱 반가웠다.
늘 하던 대로, 책 내용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완전히 ‘백지상태’에서 읽기 시작했다.
책 정보
- 제목: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 저자: 천선란
- 출판사: 허블
- 장르: 한국소설 / SF / 아포칼립스
- 총 페이지수 : 300 페이지
1부 ― 제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첫 번째 이야기는 인류가 더 이상 지구에 머무를 수 없게 되어 새로운 행성 ‘에르사(Ersa)’로 떠나는 우주 이주자들의 이야기다.
주인공 옥주와 묵호는 우주로 향하는 길 위에서 좀비 바이러스 감염 사태를 맞닥뜨린다. 감염된 묵호와 그를 지키려는 옥주의 관계는 단순한 사랑을 넘어, 불우한 과거를 공유한 두 사람의 가족 같은 유대감으로 그려진다.
“기어코 왔다. 가장 먼 곳으로, 내가 살 수 있는 집으로. 우리가 함께.” (p.119)
절망 속에서도 ‘함께’라는 희망을 붙드는 두 인물의 서사는 SF보다 인간적인 감정선이 더 깊게 다가온다.
2부 ― 제 숨소리를 기억하십니까
두 번째 이야기는 카카포, 비둘기, 제비가 서로에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등장인물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독자는 편지의 의미를 추적하며 빠르게 몰입하게 된다.
이번 이야기의 중심은 가족의 의미다.
자폐를 가진 딸 노윤이와 엄마 은미, 그리고 우연히 마주치게 된 소녀를 통해 진짜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3부 ― 우리를 아십니까
마지막 3부는 좀비 사태 속 동성 부부의 사랑 이야기다.
아내는 뇌종양으로 존엄사를 준비하던 중 좀비 사태가 발생하고, 이후 오랜 시간 혼수상태로 잠든다. 깨어난 그녀는 감염된 또 다른 아내가 남긴 녹음기를 들으며 그와의 시간을 되새긴다.
좀비 아포칼립스 배경이지만, 정작 마음에 남는 것은 인간의 사랑과 존엄이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좀비’는 단순한 설정일 뿐, 결국 이야기는 사랑의 지속성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된다.
“정말 끌게. 사랑해. 이번 생은 덕분에 즐거웠어. 다음 삶에서 또 만나.” (p.244)
천선란 작가가 보여주는 ‘다른 결의 좀비 이야기’
‘좀비 소설’이라 하면 떠오르는 폭력적이고 공포스러운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천선란 작가의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는 그 익숙한 이미지를 완전히 비틀어,
인간의 사랑·가족·존재의 의미를 따뜻하게 담아낸다.
좀비를 소재로 한 SF이지만, 읽고 나면 마음이 아리고 따뜻해진다.
지루한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새로움을 찾는 독자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건빵 속 별사탕 같은 책 <쓸 만한 인간> - 박정민
책의 작가 박정민은 영화 에서 연기한 ’ 정나한‘ 역으로 나에게 연기 참 잘하는 배우로 뇌리에 박혀있다. 뭐랄까? 박정민 배우의 연기는 꼼꼼하게 뜨는 뜨개질 같다. 그 매력에 빠져 그가 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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