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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주절 한스푼 - 책/인문*에세이

블로그 글이 안 써질 때 읽은 책 | 정지음 『글이 안 써지세요? 저도요』 리뷰

by joojul1spoon 2026. 3. 6.

출처 : 밀리의 서재

 

 

어느 순간부터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이 꽤 무겁게 느껴졌다.

누가 억지로 시킨 것도 아니고, 마감 기한이 있는 작가도 아닌데 이상하게 압박감이 생겼다.

재미로 시작한 취미였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

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다시 글쓰기가 재미있던 ‘초심’을 찾고 싶었다.

마침 밀리의 서재 랭킹 상위권에서 눈에 들어온 책이 있었다.

제목부터 묘하게 공감되는 책, 『글이 안 써지세요? 저도요』.

전업 작가는 글태기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궁금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 정보

  • 제목 : 글이 안 써지세요? 저도요
  • 저자 : 정지음
  • 장르 : 에세이
  • 출판사 : 밀리의 서재
  • 페이지 : 268페이지

블로그 글쓰기가 갑자기 어려워진 이유

글쓰기는 부자유스러운 삶 속에서 내가 택할 수 있는 최선과 최상의 자유였다. (P.28)

 

마음 편히 주절거리고 싶은 마음으로 지은 블로그 이름이 〈주절거림 한 스푼〉이다.

주절거리면 그만인 공간인데, 왜 어느 순간부터

블로그 글 작성이 거대한 임무처럼 느껴졌을까.

책을 읽으며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나는 춤이나 그림, 연기처럼 몸으로 나를 표현할 능력이 없다.

대신 키보드를 두드리는 행위 자체를 좋아한다.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또 여러 사람과 책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 모임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야생 같은 사회생활 덕분에(?) 얼마 남지 않은 인류애라도 지키려면

굳이 사람들과 대면하며 감정 교류를 할 필요는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블로그는 당시 내게 가장 편안한 표현 방식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왜 ‘주절거림’ 이 어려워졌을까.

솔직히 말하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내 글이 인기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악플’보다 무섭다는 것이 바로 ‘무플’이다.

어차피 관심을 받지 못한다면

조금 더 힘을 빼고 자유롭게 글을 써보면 어떨까.

블로그 활동에 다시 활력이 붙을까?

정답은 없다.

그래서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써보기로 했다.

어차피 이미 ‘무관심’의 영역에 들어와 있으니까.


글에는 결국 나만의 정서가 담긴다

작가는 본인만의 고유한 정서를 렌즈 삼아 세상을 구경한 후, 내면에 저장된 풍경을 글로 옮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P.91)

 

정지음 작가는 글에는 글쓴이만의 정서가 담긴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내 글의 정서는 어떤 질감일까?

지금까지 작성했던 블로그 글들을 천천히 다시 읽어봤다.

결론은 하나였다.

차갑고 딱딱하다.

문제는 내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유쾌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내 글은 전혀 유쾌하지 않았다.

아쉽고 또 아쉬웠다.

그래서 하나 정해 보기로 했다.

앞으로 내 글의 핵심 정서는 “유쾌함”이다.

인생을 조금 더 유쾌하게 살다 보면

앞으로 쓰게 될 글들도 지금보다 가볍고 경쾌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핵심 정서를 탐구할 땐 ‘나는 주로 어떤 감정을 강하게 느끼는가?’라는 질문이 유효하다. 잘 모르겠다면, 내가 가장 많은 에너지를 할애해 소화하는 심정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이다. 하루치 감정의 정산이 끝나면 한 달, 반년, 1년, 10년, 평생 단위로 질의응답을 확장해 보자. 내 인생을 사로잡고 놔주지 않는 지배적 감정, 내게 완전히 고착되어 나를 조종하는 근본 정서가 무엇인지 두어 가지를 꼽아보는 것이다. (P.92)

글 시작이 어렵다면 “왜?”라고 질문하기

글을 쓰다 보면 이런 순간이 있다.

주제도 정했고, 글의 구조도 머릿속에 있는데

첫 문장이 시작되지 않는 순간.

정지음 작가는 이런 상황에서

“왜?”라는 질문을 던져본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들이다.

  • 왜 이 글을 쓰고 싶은가?
  • 왜 이 책을 선택했는가?

이렇게 스스로에게 인터뷰하듯 질문을 던지다 보면

생각이 풀리면서 글이 자연스럽게 시작된다고 한다.

나 역시 가끔 너무 감명 깊게 읽은 책을 리뷰로 쓰다가

업로드 전에 다시 읽어보면

생각만큼 감동이 잘 전달되지 않아 아쉬웠던 적이 있다.

앞으로는 이 책에서 배운 것처럼

“왜?”라는 질문을 통해 생각과 감정을 더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마무리 – 글쓰기는 결국 ‘나’를 표현하는 일

처음에는 전업 작가와 블로그 글을 쓰는 나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의외로 단순했다.

나는 블로그로 나를 표현하고

소설가는 소설로 자신을 표현한다.

결국 표현 방식만 다를 뿐 본질은 같다.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된다면

내 글도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을까.

전업 작가를 꿈꾸지는 않지만

‘나’를 글로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요즘 혼란스러웠던 글쓰기에 작은 전환점을 만들어준 고마운 책이었다.

 

결국 글쓰기는 과거의 나와 화해하고, 현재의 나를 기록하며, 미래의 나에게 선물을 남기는 일인 것 같다. (P.103)